빠른 배달을 부탁해! (...문자 좀 씹지 말고)(36)

이번에 사는 콘도로 이사와서는 가드 데스크에 물 배달 업체 번호를 물었습니다.

어드민에서 관리하는 생수 배달 연락처를 주더군요.

문자로 주문하는 방식이고, 외부에서 오는 배달 보다는 빠르겠다 싶었지요.

문자 보내면 주문 접수 내역에 결제금액 까지 자동 메세지로 보내주더군요.

혼자 살면서 일주일에 보통 1통 반을 소비하기 때문에 2통씩 배달을 시키곤 했는데..

3번째 주문 까지는 퇴근 무렵에 문자를 보내고, 저녁 8~9시 사이에 물을 배달 받았습니다.

그런데 4번째 부터인가 문자를 몇통을 날리고, 기다려도 안오고..?

다음날도 안오고.. 3일째 계속 문자 보내던 어떤 날은 저녁 10시 다 되어서 배달오고..

어떤 날은 금요일에 주문 했더니 토요일 아침에 배달이 와서 잠을 깨우고..

밥을 직접 해먹었기에 쌀 씻을 물이라도 있어야 겠다 싶어서 편의점에서 6Liter 짜리도 몇통 구비해 놓고..

한 5일동안은 매일 서너 통의 문자를 보내고 기다려도 안오더군요.

물론 주문 접수 문자는 꼬박꼬박 날아오고요.

물 주문하고 퇴근한 날은 배달 올까봐 술한잔 하자는 전화에도 물 배달 올꺼라 못 나간다고... 집 지킨적도 수차례..

한번은 짜쯩도 나고 열이 받아서 가드 데스크에 내려가서

"물 배달 관리하는 직원이 어디 있느냐? 주문 접수는 받는데 4일째 물을 안 가져다 준다. 아니면 다른 업체 연락처 라도 알려줘라" 라고 하소연을 했더니..

어딘가로 무전을 보내 더군요. 물 주문을 해주었으니 곧 배달 될꺼라고, 올라가서 기다리라고요.

한 30분 기다렸더니 물 배달이 바로 오더라고요. 크..

나중에는 문자 보내놓고 가드한테 "물 배달 또 안온다. ㅠㅠ" 하면 그날은 느지막히 배달이 오더군요.

그러기를 4달이 지나고 한국에서 집사람과 아기가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식구가 늘었으니 물도 4통씩 주문하게 되었고요.

집사람에게 물 주문과 관련된 지난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고요.

집에 사람이 있으니 오전에 일찍 주문하면 제대로 배달해 주려나 했는데..

집사람에게 물을 주문 시켰으니 배달 올꺼라 알려주면, 물 배달이 언제 올지 모르니 장보러도 못가고 안절부절해 하더라고요.

퇴근 무렵에 물이 안왔다며 징징징.. 집에 가면서 가드한테 또 무전 주문을 부탁.

이런 실갱이를 서너번을 더 했습니다. 은근히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그리고 얼마 후 집사람이 물 주문을 처음으로 해봤는데 4시간도 안되서 배달이 오더라네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팁을 20페소 주었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주문.... 3시간도 안되서 오더랍니다.

"와우.. 전보다 배달이 더 빠르네" 라고 말을 건네고는 또 20페소를 팁으로 주었다네요.

물 1통에 40페소, 4통에 160페소. 그런데 팁이 20 폐소라.. ㅋㅋ

어제는 퇴근하고 들어갔더니 물 주문하고.. 1시간 지나서 배달이 따악? 왔다며 20페소 팁이 효과적인것 같다고 신나합니다.

그래 20페소 팁주고 스트레스 덜 받으면 정신건강에도 좋겠구나 싶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제가 처음 이사와서 첫 물 배달시에 10페소 팁주고 2차 3차 안주었거든요.

그래서 문자를 그렇게 열심히 보내도 배달을 일부러 안해준건가 싶기도 하고...

잔득 모아놓은 동전들 10페소, 50페소 단위로 테이핑 놓고는 그걸로 80페소씩 지불해 주었는데, 동전으로 주어서 그런건가 싶은데..

집사람도 동전 모아 둔걸로 지불하는 걸 보니 아닌것 같고...

...결론은 팁 20페소의 마법인가요?

필고 회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1. 20페소 주고 스트레스 덜 받자!

2. 배보다 배꼽이 더 큰거 아냐? 팁을 주지 말건가, 더 적게 주자.

재미도 없는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으니 덧글 달고 포인트 획득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