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 어학원에 대해 한말씀 올립니다.(19)

욕하시는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하고 욕먹을 각오로 올립니다.

마닐라/세부/클락/바기오/다바오/일로일로/바콜로드에 수백개의 어학원들이 있습니다.
싸게는 50만원대 어학원에서부터 비싼곳은 200만원대의 어학원까지 있습니다.

기업형 어학원들의 경우 ( 300명 이상 정원 , 대학부설로 한국대학과 MOU 체결해서 단체를 받는 곳들 )
돈을 많이 벌기도 합니다.
물론 그정도 규모의 어학원을 하려면 수십억씩 투자비용이 들어갑니다.

개인어학원들의 경우 적게는 1억원대에서 많게는 5억정도까지는 투자금이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나는 어학원이 많습니다.

나름 한철에 벌어서 비수기에 손해보는 사업인데, 그 한철에 환율폭등, 신종플루, 필리핀의 한국인대상 강력범죄로 인한 연수생감소 등의 악재가 터지면 비수기때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원장이 도박을하는 또라이짓을 해서 학원 날려먹는일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저희 학원의 경우에는 학생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월 지출비용이 4,000만원~5,000만원정도 나갑니다.
성수기에 학생 못받으면, 매달 4~5천씩 그냥 꼴아박아야 합니다.

이런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일부분들이 생각하시는것처럼 대부분의 학원들이 학생 등쳐먹고 하는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학원을 11년째 운영하다 보니 컴플레인도 참 많이 걸리고, 부모로부터 항의전화도 참 많이 받습니다.
해결 가능한것들은 해결하려 노력하고, 대화로 풀수 있으면 풀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100만원을 내고 왔는데, 200만원짜리 어학원과 비교를 하며 컴플레인을 합니다.

어떤 학생은 아침에는 간단히 빵과 시리얼같은걸 주는게 어떠냐고 요구하고,
어떤 학생은 아침에는 밥과 국을 달라고 합니다.
어떤 학생은 점심에는 면종류를 달라고 하고,
어떤 학생은 점심에는 특식으로 육계장이나, 갈비탕같은걸로 주면 안되냐고 합니다.

200만원씩 내는 어학원은 뷔페식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고, 한식/양식으로 동시에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CURFEW 를 만들어서 통제를 하니, 자기들이 고등학생이냐고 자유를 달라고 난리,
CURFEW를 없앴더니, 학원이 관리를 안한다고 난리,

비가와서 빨래를 말릴수 없으면, 100명분 빨래를 다 말릴수 있는 건조기를 준비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항의!

초등학생 데리고 온 학부모는, 자기애는 실력이 대학생들만큼 되니, 성인들과 그룹수업을 같이해달라는 항의
방에서 도마뱀이 나오는데,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항의

하다하다... 나중에는 왜 콩나물무침으로 안주고 숙주나물무침으로 주느냐는 항의!!

어쩔땐 좀 힘들기도 합니다.
처음에 몇년은 다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희 학원의 문제로 컴플레인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 옆 학원하고 비교하고 그 학원은 어떤데 여긴 왜 이러냐는 컴플레인을 하면, 환불조치 해드리고, 저희차로 그 학원앞에 모셔다 드립니다.
100만원짜리 학원이 마음에 안들어서 200만원짜리 어학원과 비교를 하니 저로썬 어쩔도리가 없습니다.

그럼 또 고칠생각을 해야지 무책임하게 학생을 내친다고 또 항의합니다...

튜터의 수준가지고도 항의를 많이 합니다.
다른학원의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저희학원의 경우 매월 튜터들에게 토익 시험을 보게 합니다.
튜터들의 강의능력을 키워주는 헤드튜터2명이 있어서 튜터들의 강의방식에 대한 교육을 합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방학땐 튜터수급이 어려워서 실력이 딸리는 튜터가 들어올때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레벨테스트를 해서 제일 기초수준의 학생에게 1~2시간씩 배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부분은 어쩔수 없긴 하지만, 반성하고 안그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배우러 왔으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학생들이, 한국에서 왔다고, 필리핀 튜터를 무시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도대체 왜 튜터에게 월급을 물어봅니까? 참 실례되는 질문인거 같습니다.

저한테도 물어봅니다. 저 튜터는 월급이 얼마냐고요...
그럼 저도 욱해서.... xx학생 아버지는 한달에 얼마버냐고 물어볼때도 있습니다.

공부좀 열심히 하라고, 수업안듣고 기숙사에 처박혀 있으면, 가서 수업들어라고 합니다.
대부분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긴 하지만, 그 핑계도 자주하면 본인이 민망한지 급기야는 대들기도 합니다.
내돈내고 내가와서 수업안들어가겠다는데 당신이 뭔상관이냐고 합니다(물론 극히 일부입니다)

다른사업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어학원하는거 참 힘듭니다.
대부분의 원장님들은 저와 비슷한 경험들을 하셨을거고, 열심히 하려고 하실텐데,
학생 코묻은돈 등쳐먹는 쓰레기 소리 들으면 참 씁쓸할거 같습니다.

교육사업이라는 것이, 교육만 해도 안되고, 사업만 해도 안되고, 교육과 사업을 적절히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