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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필,저널&컬럼/연재#13 어느 올드보이의 두번째 이야기(1)

Views : 5,682 2020-03-19 22:22
등필 저널 1274638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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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담이 좋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귀가 솔깃해서 나도 모르게 경청하게 된다
요즈음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우리 둘이는 더욱 갈데 없어서
'초록이 동색'이라고 곧잘 이웃인 우리 집을 찾아와 그의 이야기 멍석을 펴면
한나절 웃고 즐기다 돌아가곤한다

그의 장인은 자기 보다 다섯 살 젊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장인도 이제 육십이 되어
그와 함께 같이 늙어가는 '시니어 시티즌'이라고 한다
그의 장모는 그보다 더욱 8살 이나 젊지만 그래도 장모는 장모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어려운 사이로 한 지붕 밑에서 잘 지낸다고 했다
이 올드보이는 한국에서 부모님을 십여년전에 여의고 난 뒤,
필리핀에서 가끔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지금의 장인, 장모를
마치 한국의 부모님 모시듯 가끔 효도를 잘 하고 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가끔 시장에서 가서 장인이 좋아하는 조개(어패류) 반찬거리도 사다주기도 하고
필리핀 전통 주류에 속하는 튜바(코코넛 와인)도 사다주는 날이면 장인과 장모가
안주거리를 준비해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재미도 있다고 혼자서 낄낄거리며 좋아라한다
때로는 시장에가서 장인, 장모 옷을 사서 주는데 비싼 새옷보다는 깨끗한
웃가이(중고의류)가게에서 파는 잠바나 브라우스를 사서 주면
장인,장모가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면서 장인,장모는 자기더러 늘 '일등 사위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동네에 외국인 독일 남자가 역시 필리피나와 같이 사는데 허구한날 산미겔 맥주만 마시고
아내나 가족들에게 잘하지 못한다는 소문에 비해 '우리 사위는 술도 잘 안마시고 담배도 안하고
오직 가족들 뒷바라지만 열심히 하며 아기 엄마와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것을 보니
자기들로서는 더없이 행복하다고 동네에 자랑하고 다닌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는 나는 참으로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인정해주었다
젊은 장인,장모를 모시고(?) 사는 그가 한국에서 모셨던 친부모처럼 섬기는 정성이
참으로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기특하게 느껴지곤했다

내가 질문했다 '왜 젊은 장인과 장모와 함께 굳이 같이 살아가냐'?
그는 대뜸 대답한다
같이 사는게 그에게는 훨씬 좋다고했다
장인 또한 술 안마시고 담배도 안피고 우리들(올도보이 가족)을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고
특히 장모는 올드보이 와이프가 학교 근무로 인해 장모가 거의
어린 아기를 모두 키웠다고 전했다
게다가 집안의 사소로운 일은 장인 어른이 카펜터(목수) 수준이라
고치고 새로 만드는 일은 도맡아 하기에 자기는 장인, 장모와 함께 살아갈
가족으로 빼놓을 수 없다고 흥분하면서까지 답변을 이어갔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자연 고개를 끄덕거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참으로 '조화롭게 잘 살아가는구나'하고...

마지막으로 그는 아이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 현재 와이프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둘이 있는데
큰애는 초등학생, 둘째는 칠개월째된 아이가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전부인과 낳은 아들이 둘이 있지만
이혼하고 필리핀에 온 후, 그들은 거의 아버지와 관계가 거의 소원해진 상태라고 했다
단 한가지 전부인과 이혼했다라는 사실 하나때문에 전처의 아들과는
연락마저 끊고 살아간다는 아릿한 아픔도 있기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 아이들은 엄마, 아빠 품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고
특히 첫째 아들이 얼마나 아빠를 생각하고 애정를 잘 표현하는지
귀엽고 사랑스러워 자기에게 있었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어있다고 했다
이제 나이가 육십중반의 황혼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을 바라보노라면
아직 열심히 일하고 살아야 할 책임, 그리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한다

참으로 살아가는 여러사람,여러형태의 모습이 있지만
이 올드보이의 삶의 현재도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보고 느끼는 그의 삶의 현재는 행복하게 느껴져왔고
건강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옴은 너무나 자연스런것 이었다

이제 그의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황혼의 인생,
느지막히 찾아든 그의 행복 열차가 멈추지 아니하고
찾아드는 간이역을 지나고 지나 종착역에 도착할 때까지
오손도손 재미있게 잘 살아가길 바라며 그의 이야기를 여기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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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쪽지 보내기] 2020-03-22 13:01 No. 1274641908
지나온 괴로움을 잊고 싶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 자기 세뇌를 하며 사는
모습이 보이네요
부디 행복하기를
등필 저널등필
N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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