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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필,여행기(필리핀) #3 "하늘이 뚫린 강, 보트 맨과 함께" 팍상한 폭포(1)

Views : 7,563 2020-05-29 08:52
등필 저널 127482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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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편/                  “하늘이 뚫린 , 보트 맨과 함께

팍상한 폭포(Pagsanjan Falls)

 

'지옥의 묵시록  플래 툰 영화 촬영지로 이미 잘 알려진 팍상한 폭포를 찾은 때는

필리핀에 정착한 , 2년차 어느 휴일 이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팍상한 폭포는

세계 7대 폭포(계곡) 중 한 곳이며 미국 타임즈에서는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100대 장소로도

이곳 팍상한을 지목하기도 했다

나는 이곳을 가기 위해서 먼저 마닐라  파사이 시티, 타프 에비뉴 브웬디아에 있는  그린 스타

스터미날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여행은 언제 어디서나 나에게 늘 신선한 감동과 재미, 그리고 호기심을 유발하게 한다.

기질적으로 타고 난 방랑적 기질이라 할까?... 

출발하면서부터 차창 밖을 두리번거리는 나의 눈빛은 사뭇 기이한 무엇이나 발견한 듯이

번득이는 느낌을 몇 번이나 거듭했다. 뭔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버스는 남고속도로로 달리다가 라구나 주 깔람바 인터체인지를 들어서면서

다시 산타크루즈’로  향하는 동쪽 국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마닐라에서 약 105킬로, 약 두시간 반 만에 버스에서 내리는 종착 지점은 팍상한까지


약10킬로미터 남은 타그루즈란 작은 Municipal(읍,면 규모 도시)이었다.

이곳에 내리니 여행지에서 늘 만나는 사람, 좋은 말로 표현하면 안내인, 나쁜 말로 하자면

호객 꾼 들이 갑자기 나를 둘러쌓다. 그들은 서투른 한국말로 싸요 좋아요 라고 연발하기에

마지못해 선택한 어느 젊은 친구를 따라 싱글 오토바이  뒤에 실었다.

 

이들이 안내하여 도착한 작은 리조트에서 간단히 현지인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보트 맨이 일일이 하라는 대로 옷을 갈아입고 헬을 쓴 다음 보트 선착장으로 내려갔다.

이미 여러 한국 관광객들이 보트를 타고 출발하였거나 나같이 출발을 준비하는 팀이 많아 보였다.

필리핀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이곳 팍상한 폭포가 인기 1위 관광지라고 알려진 만큼 휴일에

더불어 팍상한 폭포로 향하는 작은 카누모양의 몇몇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출발했다.

          

비상하는 기대감으로 탄 보트가 조금씩 상류로 올라가다 보니 내 눈에 비치는 장관그야말로

신음이 터져 나오는 감탄 그 자체였다.

강폭이 그리 넓지 않는 좌, 우측으로 치솟아 솟아오른 계곡 사이사이에 작은 폭포가 쏟아져 내렸고

바위틈 사이사이에서 작은 원숭이들이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하늘이 뚫린 시공 한 가운데 포개진 뭉게구름은 한 폭 동양화 견줄 수 없는 절경이

내 시각을 감싸 안았다. 상류로 거듭 올라가니 보트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얕은 수심이 드러난

바위가 보이자 2인조 보트 맨은 잽싸게 내가 탄 보트를 손수 끌고 올라갔다. 검게 그을린 앙상한

얼굴과 근육질 등허리에 힘줄이 솟아났다.

보트가 중간 쯤 올라갔을 때 치킨을 파는 열 살 쯤 안 되는 소녀를 마주치자, 보트 맨 나에게


치킨을 사달라고 조른다.

에이 그래 인심 한번 쓰자 라고 마음먹고 치킨 몇 조각을  사주니 싱글벙글 얼굴색이 확 달라진다.

 

나를 태운 보트는 팍상한 폭포가 있는 종점에 다다르자 보트 맨은 친절하게 다시 뗏목으로 엮은

곳으로 옮겨 폭포 세례를 맞으라고 권한다.

나는 여러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끼여 폭포가 내리치는 맨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갑자기 주먹만한

우박같은 폭포수가 내 얇은 헬멧을 북치 장구 치듯 두들겨 댔다.

입고 있는 옷은 비에 맞은 생쥐처럼 젖었다. 어서 이곳을 벗어나고 싶을 정도로 차가운 한기를 만끽한

클라이막스최고의 팍상한 로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를 태운 보트가 여유롭게 내려오면서 보트맨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여러 나라 관광객들 중 유독

한국 관광객들은 항상 빨리 빨리를 재촉한다는 것.

그런데  당신은 왜 재촉 하지 않고 점잖을 빼냐? 라고 반문 한다.

난 이야기에 갑자기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한국 사람들이 이곳 관광지에 와서도 그렇게 바쁘게 여유 없이 빨리 빨리 만 외치는 사람으로 인식

되었을까??... 사실 한국이란 우리나라는 불과 짧은 기간 중에 눈부신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이지만 국민들이 살아가는 행복지수가 상당히 낮은 나라에 속하는 나라임을 이곳 필리핀을

살면서 더욱 실감하게 된 서글픈 자화상이다.

뭔가 바쁘게 쫒기듯이 살아가는 사람들, 뭔가 여유 없이 오직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국민성인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운 때도 있었지만 이런 여행지에 와서도

삶 속에 묻어나는 기질을 유감없이 그들 보트 맨에게 노출되었다는 사실이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든 게 사실이다.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좀 기다리는 여유 좀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 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소회는 팍상한 보트 맨들이 나에게 잠시 일깨워 준 시간들 가운데

짧지만 강력한 물세례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팍상한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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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찬돼지 [쪽지 보내기] 2020-06-06 16:55 No. 1274833918
예전에 두번쯤 다녀온곳이긴 한데 뭐랄까 조금은 과대평가한 느낌 이었어요. 올라가는 동안 사공들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이었구요. 내려와서는 지나친 팁요구에 살짝 빈정 상하기도.....
등필 저널
N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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