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필,여행기(필리핀) #8 "구름아래 산위의 도시" 바기오 시티-후편
조지네
쪽지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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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20:51
등필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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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편/ “구름 아래, 산 위의 도시”
바기오 시티(Baguio city) – 후편
사람이
좀 넉넉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고 싶어한다면 여행과 독서를 권하고 싶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훌륭한 점도 많지만, 어느 한 부분에서는 지극히 극단적이다.
그리고 좌고 우면 하지 않고 흑백 논리에 강한 편이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또 다른 어떤 상황에 부딪히면 그 해결을 하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고
힘들어 한다. 특히 자존심이 강한 식자층이 더 그렇다.
이런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독서나 여행의 유익함이 결핍된 사람들이다.
타인을 넘나다보지 못하는 사람, 남들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애틋한 마음이 없는 사람,
나하고 상관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이고 아니면 말고 식의 스스로의 단절감으로
자기의 벽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요 근래 더욱 많아 진‘나홀로’시대 에 살고 있다
‘바기오 시티 여행기에서 대체 무슨 소리냐?’ 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독서와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들의 영역과 시각, 그리고 남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자신의 현재를 조망할 여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시각을 가지게 되면 나의 현재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생기고
견딜 수 없는 힘듦이 와도 극복할 에너지가 이 여행과 독서의 내공에서 나온다고
감히 단언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바기오
시티를 돌아보면서 특히 오늘 소개하는 마인즈 뷰(Mainz view)같은 곳에 가서
굽이굽이 가물거리는 먼 산을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을 해 보길 권하고 싶고 살아온 자기의
삶의 바퀴를 잠시 멈추고 현지인 추장들이 입던 옷도 입어보면서
바기오 높은 산에 들에 핀 꽃들도 한번 눈길을 주며 자신의 삶의 행복 지수도 짚어보는
짧막한 의미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
아무튼 ‘마인즈 뷰’ 는 바기오 시티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자연 전망대이다. 저 멀리 루손 중부 지역까지 굽이쳐
흐르는 물결 같은 산맥들이 펼쳐져 보인다. 여기는 지금도 가장 원시적인 삶의 원형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몇몇 십대 아이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연출하는 놀이는
원시적 동태를 그리며 원숭이처럼 나무도 타기도 하고 속이 보이는 차림으로 유희하는
모습을 ‘마인즈 뷰’ 에서 만 볼 수 있는 또 하나 재미난 놀이도 볼 수 있다.
'마인즈
뷰‘에서 눈 여겨 본 것은 입구 초입에 아기자기한 꽃과 화분, 그리고 분재들이
즐비 하였다. 열대 식물 화초류를 비롯, 이름 모를 꽃들이 수두룩하게 작은 정원을 이루며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참 이상한 것은 필리핀 꽃들은 향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나라 ’내셔날 플라워‘ 라고 불리는 ’쌈바끼따‘ 만이 그래도 향기가 만연하지만
그 외 꽃들은 아마 색깔만 아름다울 뿐 거의 향기가 없는 듯하다. 이것은 물론 기후 탓이다.
늘 일년 사시사철 무덥기만 하니 꽃의 수술에 향기를 간직할 틈이 없다. 그래서 이들의
꽃처럼 어쩌면 필리핀 사람들이 향기 없는 무덤덤한 성격(뭔가 좀 분명하고 뜨거운 마음이
없는 미지건 함)은 혹, 향기 없는 꽃의 성품을 닮지 않았나 하고 필자 스스로 곰곰이 생각
해 보기도 해보았다
.
‘마인즈 뷰’ 지역을 구경하러 들어가는 중간 지점 정도에 대통령 별장인 ‘맨션 하우스’가
위치 해있다. 워낙 기후가 선선하고 휴양지로서는 안성맞춤이기에 아마 대통령도 이곳
바기오지역에 별장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이었다.
이 건물은 그렇게 크거나 화려하지 않다 단층 건물로 넒은 잔디 마당과 뒷 배경으로
둘러싸인 소나무 휴양림이 별장 건물을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이다.
관광객들은 입구 주변까지 안쪽으로 들어가 경비를 서고 있는 군인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별장을 배경으로 잠시 별장 주인인 것처럼 ‘인증 샷’을 즐기는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맨션하우스’ 앞으로는 별장의 정원처럼 보이는 또 하나 장소가 있다.
인공 연못이 이곳 중앙을 가로질러 길게 자리 잡고 있는데 오랜 세월 고즈넉히 자라온
소나무 행렬들과 그늘을 이루며 청명한 공기를 만끽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결혼식 전이나 후에 신혼 커플들이 허니문 사진을 찍는 장소로도 유명하며 새로운
휴양과 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청정지역 향기가 살아있는 곳이기도 했다.
필자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정확히 10년을 군 복무했기에 필리핀 사관학교(PMA)는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 필리핀은 모병 제를 통하여 국가 방위 인력을 충당하고 있다.
그 가운데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학교는 해군, 공군 사관생도들을 통합하여 양성하고
있는 필리핀의 유일한 사관학교이기도하다.
사실 필자는 그동안 필리핀의 젊은이들에 대해 과소평가 해왔다.
느리고 게으르고 책임감 없고 등등으로... 하지만 교정에서 만난 사관생도들은 기백은
남달랐다. 군인정신을 느낄만한 제식 동작도 있었고 깍듯한 예의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대개 이들은 시골 출신이 많다고 했다. 가난한 형편 가운데 사관학교에 입학하였지만
남달리 국가관이 투철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하나의 직업 군인으로서 자존심이 살아있는
사관학교라는 것을 잠시 영내에서 몇몇 만난 장교 간부들과 생도들을 통해서 느낄 수가
있었다.
아무튼 필리핀도 구석구석 살펴보면 그래도 그동안의 부정적인 인식을 벗어나 희망의 싹이
곳곳에 숨어져 있고 바나나 넓은 잎사귀처럼 쑥쑥 자라나고 있음을 발견한 좋은 기회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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