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필,여행기(필리핀)#18 "대형사고로 이름 난 척박한 섬" 레이테를 가다 -후편
조지네
쪽지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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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22:36
등필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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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 편/ “대형사고로
이름난 척박한 섬”
‘레이테(Leyte)’를 가다 – 후편
전편에서는 레이테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를 소개하는데 그친 여행기를 후편에서 다시
시작해본다.
사실 순수한 여행을 위해선 레이테 지역을 추천하는 것에는 상당히 궁색한
변명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지역도 살피면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으로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레이테 지역은 (사말 섬을 제외) 시 단위 중심으로는 ‘따끌로반(Tacloban)’이 동북쪽
끝에 위치하고 있고 동서를 가로지르는 그리 높지 않는 산맥 서쪽으로는
‘올목(Ormoc)’이라는 도시로 양분 된다.
레이테 지역의 주도는 ‘따끌로반’ 시티이다. ‘따글로반’은 전 편에서도 일부 소개하였지만
지난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강타한 지역으로 이제 만 2년을 넘어 거의 복구가 되어
‘죽음의 도시’란 별명을 가까스로 벗어나게 되었다.
이 ‘따끌로반’에는 특별히 소개할 여행지는 별로 없지만 필자의 눈에 띄는 몇 군데가
있다. 레이테 북부지역인 ‘사말’섬과 ‘따끌로반’을 잇는 필리핀에서 가장 높고 긴 다리
하나가 있는데 그 다리 이름이 ‘산 세바스탄 니코’란 다리이다.
이 다리가 필자의 안목으로는 레이테 지역에서는 척박한 레이테의 오명을 벗기기에
충분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이 다리는 ‘사말’섬에서 ‘따글로반’시티 방향으로 보면 ‘L’형
모습이고 반대방향에서 보면 ‘S’형으로 보이는 다리이다.
이 다리 밑으로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좌, 우 시선 가득히 펼쳐지는 굽어 도는
높은 다리 아래 로 평온한 물결이 먼 거리에서 오고 가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다리를 중심 좌우에는 군데군데 맹그로브 숲이 군락을 이루고 더불어 조류들의
안식처가 되어 강인지 바다인지 모를 다리 주변 공간을 수놓는다.
필자는 이곳을 처음 보는 순간 ‘다리’ 라는 의미를 한동안 마음에 품고 아슬아슬한 곡예
같은 다리를 지나가는 차량들의 꼬리를 넋이 나간 사람처럼 쳐다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필자가 소개하고픈 다른 한 곳이 있다. ‘따끌로반’ 시티와 바로 인접한 시, 팔로(Palo)에
있는 ‘맥아더 장군 상륙작전 기념공원(Macarthur Landing Memorial)’이다.
이곳은 맥아더 장군이 당시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었던 이 지역을 탈환하여 상륙작전을
성공리에 이끈 지역이다.
이곳을 찾기 전에는 맥아더 장군이 이룩한 아시아에서의 위업은 '인천 상륙 작전' 인줄
만 알았는데, 팔로에 위치한 맥아더 기념공원을 보면서, 필리핀인 들에게도 그는
사랑받는 장군이었다. 역사의 기억으로 남은 맥아더 장군은 상륙작전의 귀재인 것은
틀림없다 두 번씩이나 세계전쟁사에 길이 남을 작전을 수행한 휼륭한 장군의 모습을
그의 태그 이미지 검은 선글라스를 쓴 구릿빛 빛나는 동상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뒤로는
태평양의 바닷물이 비치는 찬란한 후광으로 기념공원을 만날 수 있다.
또 하나 이야기 거리가 있다. 다름 아닌 ‘따끌로반’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치의 여왕’
‘이멜다’의 고향이라는 사실이다. 이곳에 ‘이멜다 기념관’이 있다.
그녀는 이 지역 미인대회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그의 남편이자 독재 정권 ‘마르코스’를
연상하면 무슨 기념관이냐고 할 테지만 그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벽화의 사진과
그림을 통하여 그의 삶의 족적을 짚어 볼 수가 있었다. 불과 얼마 전 이 ‘마르코스’가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법안이 통과되어 수많은 민중의 반대 속에서 이장을 감행한 것을
보면 필자로서는 이 모두 이 나라 정서의 아이러니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필자는 단연 레이테 지역 여행과 답사를 통하여 단연 ‘따끌로반’에서의 ‘산 세바스탄
다리’가 기억에 남는다. 필자는 세계 여행을 통하여 여러 나라 아름다운 ‘다리’를 많이
보아왔다. 다리에 대한 추상적인 이미지도 좋지만 ‘따글로반’에서 ‘사말’을 잇는 이
다리는 척박한 땅에서 사는 사람들과 사람들의 손을 잡는 모습처럼 보여서 좋았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비록 서로를 바다로 강으로 갈라놓는다 할지라도 ‘다리’라는
손으로 서로 붙잡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통로인 ‘다리’는 우리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없어서 아니 될 존재로서의 역할이다.
지난 ‘하이옌’ 태풍이 왔을 때도 ‘따끌로반’과 ‘사말’을 잇는 다리를 가운데 두고 죽을
힘을 다해 피해를 막아냈다. 이 ‘다리’를 통해 피난을 가기도 하고 평화로운 지금은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징검다리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이웃을 향한 평화의
다리를, 그리고 이웃 나라를 향한 다리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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