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필,여행기(필리핀) #26 세부 섬 주변, 마지막 여행- 올랑고 섬 & 반타얀 섬을 가다(1)
조지네
쪽지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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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12:58
등필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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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편/ "막탄의 아우 섬, 올랑고(Olango) vs 작은 보라카이, 반타얀(Bantayan)"
필자가 소개하는 ‘올랑고’ 섬은 막탄 섬 가까이서 작지만 큰 아름다움을 키재기라도 하듯이
든든한 형님 섬, 막탄 섬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가려면 막탄 섬 ‘모벤픽’ 리조트 바로 옆에 있는 ‘힐튼 포트’로 가면 ‘올랑고’로 가는
가벼운 작은 배편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 여행지로 들어가는 배삯 치곤 저렴한 15페소로 이동할 수 있는데
세부나 막탄에서 거주하는 현지인들이나 한인들, 그리고 외국인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섬이면서도 자연의 고고한 아름다움이 거대한 태양의 품안으로 안기는 석양과 철새들의 귀환
행렬로 더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내는 풍경을 자아내고 있는 섬이다.
이 ‘올랑고’ 섬 안에 자연의 테마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필자의 눈과 마음을 비상시킨 ‘버드
생츄어리’를 소개 하고자 한다.
이곳을 가기 위한 교통수단은 트라이 사이클과 싱글모터가 있는데
필자는 늘 혼자서 다니는 여행이라 싱글 모터 뒷자리에 드라이버의 양어깨를 잡고 약 30분쯤
이동하니 바닷가 한 모퉁이에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는데
무엇보다 ‘맹그르브’(Mangrove) 숲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나무숲들이 뿌리가 수면 아래로 약 10미터 깊숙이 내려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항상 허리춤까지 물속에 몸을 담고 일렁거리는 물빛과 함께 때론 물이 빠지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야누스적 풍경을 지니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이곳은 철새 서식지로 여름철이면 어디론지 날아가 둥지의 흔적이 없다가 10~12월경에는
철새들이 그야말로 자기들 안방이 되는 군집을 이루며 138개의 스톤 브리지와
물속의 ‘맹그르브’ 숲속에서 망중한을 즐긴다. 자연을 이루는 대표적인 식물인 나무와 동물인 새가
바다를 마치 어머니의 가슴팍 삼아 어울려 한동안 동거하는 모습들은 참 조화롭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비쳐졌다.
"순백의 해안과 처녀의 수줍음을 닮은 반타얀"
세부 북부 터미널에서 ‘반타얀’으로 향하는 버스를 탄다.
약 2~3시간 정도 북서쪽으로
달려가다보면 ‘하그나야’ 항구에 도착한 다음 다시 배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들어가면
‘반타얀’ 섬에 도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섬을 찾아 이 반타얀 섬에 여러 닉네임을 붙여주고 있는데
필자가 나름 다시 생성한 이름을 소개하면 ‘처녀의 섬’이라고...
이 섬은 특별한 무슨 테마가 있는 섬은 아니지만 섬 전체가 깨끗하고 올망졸망한 리조트로
그림 같은 섬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이곳에도 필자는 오토바이를 빌려 섬 한 바퀴를 돌았는데
섬 내륙에는 그냥 편안한 시골 같은 분위기였다
돌아오는 시간 저녁 석양이 비치는 바닷가는
황홀한 대자연의 연출에 엄숙함 마저 느끼게 하는 순백한 처녀 섬을 훔쳐보는 시간이 감쪽같이
흘러갔다.
그런데 ‘올랑고’ 섬에서 인상적으로 본 ‘맹그르브’ 숲이 여기 반타얀 섬에서도 만날 수가 있어 더욱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맹그르브’ 숲은 때론 격랑치는 파도의 힘도 막아주고 때론 목마름을
잊게하는 아이콘으로 생각나게 했다.
특히 반타얀 섬에서는 물이 빠지면 바닷가 밑바닥을 볼 수 있는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때론
갈지자로 때론 옆 결음으로 걸어가는 꽃게도 보고 작은 암석에 달라붙은 뭍 생명들의 에너지들이
숨 쉬는 현장들을 목격하게 되었다. 반타얀 섬은 작은 보라카이 섬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또 하나 자랑거리인 순백의 샌드비치 때문 일 것이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는 샌드비치는
필자가 간 그날따라 섬섬옥수 뿌려놓은 은빛 가루 무더기가 선탠을 즐기는 무리들의 가슴을 덮고
있었다.
막탄 섬의 아우, 올랑고 섬과 반타얀 섬의 ‘맹그르브 숲’을 기억하며 그 날 써놓은 작은 메모지
노트에서 짧막한 시 한편이 남아 있어 이 자리에 옮겨본다.
맹그르브, 너는 목마르지 않다
가슴까지 차오른 물오른 심장,
늘 푸르름으로 동맥질하는 맹그르브
천년의 하늘에서, 만년의 바다 속에서
너는 늘 목말라 허덕이는 주변을
무한의 세월을 엮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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